02 / 09 읽는 데 3분
조회수 100만짜리 계정의 판매는 0이었다
조회수 100만짜리 계정이 하나 있었다.
조회수 100만짜리 계정이 하나 있었다.
그 계정 판매는 0이었다.
내가 굴린 계정이다.
숫자는 오르는데
처음엔 잘 되고 있는 줄 알았다.
숫자가 계속 올라갔으니까.
조회수가 오르면 다음은 알아서 따라온다고 생각했다.
지금 보면 순서부터 잘못됐다.
주문은 안 들어왔다.
한 달을 더 지켜봤다.
조회수는 더 올랐고 주문은 그대로였다.
그때 처음으로 대시보드를 두 개 나란히 띄워놓고 앉아 있었다.
'100만이 봤는데 왜 안 사지..?'
'노출이 부족한 건가?'
'가격이 문제인가?'
'상세페이지를 다시 짜야 하나?'
전부 아니었다.
옆 계정은 팔리고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계정도 하나 굴리고 있었다.
이쪽은 조회수가 10만 언저리였다.
100만짜리의 십분의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월 매출 2천에서 3천이 찍혔다.
조회수는 십분의 일인데 판매 결과는 정반대였다.
같은 사람이 굴린 두 계정이다.
같은 방식으로 만들었고 같은 툴을 썼다.
결과가 갈렸다.
한동안은 100만짜리를 더 키우려고 했다.
조회수가 부족해서 안 팔리는 거라고 봤으니까.
100만이 200만이 되면 뭐라도 되겠지 싶었다.
그 짓을 몇 달 했다.
당연히 안 됐다.
숫자를 늘리는 방향이 틀렸던 거다.
뭐가 달랐냐면
두 계정의 차이를 뒤늦게 찾았다.
100만짜리는 사람들이 보고 지나가는 걸 만들고 있었다.
재밌으면 본다.
보고 나면 끝이다.
애초에 뭘 사러 온 사람들이 아니었다.
10만짜리는 사람들이 찾아보는 걸 만들고 있었다.
필요해서 검색해서 들어온 사람들이다.
수는 적은데 이미 아쉬운 게 있는 상태로 왔다.
앞쪽은 트래픽이고 뒤쪽은 손님이다.
둘은 같은 단위로 안 세진다.
사람을 많이 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후킹을 세게 걸수록 사람은 더 온다.
이건 맞다.
그런데 세게 걸어서 온 사람은 세게 건 그것만 보러 온 거다.
낚였다는 걸 알면 다음엔 안 온다.
안 낚였다고 느껴도 살 이유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조회수는 그 사람이 화면에 머문 시간이지 나한테 남은 게 아니다.
정리하는 데 오래 걸렸다
지금 와서 보면 두 계정을 나란히 놓고 한 번만 세어봤어도 알 수 있었다.
그 쉬운 걸 안 하고 조회수만 쳐다보고 앉아 있었다.
계정 서른세 개를 굴리면서 같은 걸 몇 번 더 봤다.
조회수 100만을 찍고도 매출 100만 원을 못 넘긴 계정이 있었다.
조회수 10만짜리에서 월 매출 2천에서 3천이 나온 적도 있다.
조회수 순위와 매출 순위는 딴판이었다.
잘 터진 계정이 잘 파는 계정인 경우가 생각보다 드물었다.
그래서 지금은 조회수를 성적표로 안 쓴다.
이 숫자는 몇 명이 지나갔는지를 알려준다.
그 사람이 나한테 뭘 남겼는지는 안 알려준다.
둘은 다른 걸 재는 자다.
100만이 봤는데 0이 팔렸다는 건 100만이 적었다는 뜻이 아니다.
모으는 대상이 틀렸다는 뜻이다.
그럼 뭘 모아야 하나
트래픽이 아니라 손님을 모아야 한다는 건 알겠다.
그럼 그 손님은 어디에 모이나.
팔로워를 늘리면 되는 건가.
나는 팔로워도 꽤 모아봤다.
그것도 내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