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좀 씁쓸한 이야기인데 브랜드 만든다고 하면서 로고부터 만들고 색깔부터 고른다. 그저 피드 예쁘게 깔고 폰트 고르고 콘텐츠 캘린더까지 짠다. 근데 정작 “넌 뭐하는 놈인데?” 하면 흠 글쎄....?

커머스를 하며 느꼈던건 사람들은 뭐 얼마나 예쁜 로고였냐...를 기억하는게 아니다. 그냥 '얘들은 이런 얘기를 하는 집단이궁 ㅋㅋ' '얘네는 이런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군' 이런 것들이 남았던거 같다. 아 제품력이나 그런건 당연한거고. 그래서 무언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걸 만들고자 한다면 3가지 정도 생각해봐야 된다.

1.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얘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지. 2. 세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말투, 이미지, 디자인, 콘텐츠처럼 밖으로 드러나는 것들이다. 3. 어떤 문제에 계속 꽂혀 있는지 그 브랜드를 둘러싼 사람, 문화, 취향, 레퍼런스 같은 것들이다. 또 뭐가 있나... 암튼 이런게 잡히면 나머지는 사실 그냥 따라왔던거 같다. 척하지 않아도 시장이 반응하는 말투가 생기고, 디자인이 생기고, 콘텐츠가 생긴다. 넘 뜬구름 같나...

반대로 쥐뿔도 없는데 겉부터 꾸미면 딱 티가 난다. 남의 브랜드에서 예쁜 것 하나 가져오고 요즘 잘되는 계정에서 말투 하나 가져오고 레퍼런스 몇 개 섞어서 우리만의 색깔이라고 한다. 근데 그건 색깔이 아니라 남의 옷을 여러 벌 껴입은 거다. 콘텐츠도 똑같다.

남의 문체를 따라 하고 차별화한다고 본인만 알아먹는 이상한 단어 하나 만들고 브랜딩한다고 피드부터 예쁘게 만든다. 것도 AI가 만들었어 개쩔지!! 하는 정도... 근데 결국 사람에게 오래 남는건 사람이다. 그니까 같은 현상을 봐도 남들이 못 보는 걸 보고 그걸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는 궤에 오르는것. 나는 그게 브랜드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예시가 커머스라 그렇지 뭘팔든 마찬가지란 생각

어렵다는건 안다. 남 브랜드 33개 키우는 건 했는데 내 세계 하나 만드는 건 아직도 어렵다. 그래도 해내야겠지. 개미들아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