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전히 브랜딩을 모른다. 고상한 브랜드를 만들어본 적이 없기에, 본질은 만들지 못한 채 언어만 흉내 냈다. 톤앤매너를 따라 하고, 고급진 단어를 가져다 쓰고, 깔쌈한 디자인만 입히면 브랜드가 되는 줄 알았다.

난 여전히 브랜딩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사람들이 기억한 건 말투가 아니라 태도였고, 디자인이 아니라 철학. 그리고 이를 밀어 붙이는 곤조 그 어디쯤이라는걸 어렴풋이나마 느낀다. 브랜드는 고급스러운 척하는 기술이 아니라, 한 사람이 무엇을 믿고, 어떤 선택을 반복하며 살아왔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 결과물이라 생각하니까.

난 여전히 브랜딩을 모른다. 전국민 다 아는 브랜드를 만들지도 운영해본 적도 없다. 그래서 지금은 브랜드를 만들기보다, 나를 브랜드로 만들어보려 한다. 이 또한 고상하고 우아한 마침표가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난 아직도 브랜딩을 모른다. 그럼에도 하나 다른 건, 예전에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남의 삶을 흉내 냈다면, 지금은 내 삶을 살아낸 끝에 브랜드가 남기를 바란다는 정도? 흉내는 끝내 누군가를 닮아가는 일이었지만, 브랜드는 결국, 자신의 삶을 감추지 않는 사람에게 천천히 따라오는 이름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