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요즘따라 뼈저리게 느끼는건데 무던한 사람일수록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다. 최근 이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데, 외향인이냐 내향인이냐의 이야기가 아님. 그냥 사람 그 자체의 특질 같은건데

에너지가 막강하면 어떤 외압이 들어와도 생각보다 덤덤히 지나감. 이해 안될 정도로 누가 뭐라 하든 일이 꼬이든 개같은 일이 생기든 그냥 지나감. 반대로 에너지가 갈려 있으면 별것도 아닌 거에 씅내고 다님. 평소엔 웃고 넘길 말에 꽂히고, 사소한 일 하나에 하루 기분을 잡치고, 사람 하나 때문에 기분이 출렁임. 바람 불면 흔들리고, 파도 치면 쓸려가고, 햇빛 쬐면 그냥 녹아내리는거.

이건 상황이 달라진 것도 아님. 그냥 받아낼 여유가 생긴 거임. 그리고 이 여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에너지가 다인 것 같음. 받아낼 수 있는 에너지. 꼭 활동적인게 아닌 그냥 인간 자체가 지니고 있는 에너지의 밀도. 이게 숨막힐 만큼 꽈악 채워져 있을수록 별 일 아닌 것에 에너지를 안쓰게 됨. 그래서 요즘은 누가 히스테리 부리거나 화나있는 것 처럼 보이면, 혹은 나 스스로의 모습이 이런것 같으면 에너지가 다 떨어졌구나 싶음.

그럴땐 꼭 시간을 가져야 함. 스스로 힐링된다, 편안하다, 행복하다, 즐겁다 같은 감정을 만들어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단순히 도파민 성격의 즐거움이 아니라, 진짜 온 몸 구석구석 에너지가 흘러 들어오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는 시간. 그리고 이렇게 에너지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점점 무던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음. 왜냐면 웬만한 것에 반응할 에너지조차 아깝게 느껴지거든. 내 에너지는 비싸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