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망한다니까 얼른 나오라는 말을 들었다. “거기 오래 있으면 뭐해.” “회사 망한다는데 빨리 이직해.” “거기서 더 배울 게 있냐?” 이런 말을 꽤 많이 들었다. 맞는 말이다.
정말 위태위태했다. 누군가에게는 회사가 망해가는게 탈출 신호로 보였을거다. 근데 나는 좀 달랐다. 이런 것도 언제 또 경험해보겠나 싶은 마음 70%. 아 걍 귀찮다 싶은 마음 30% 였던것 같다. 5년 동안 한 회사에 있으면서 회사가 잘되는 것도 봤고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봤고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도 봤다. 잘될때는 미친듯이 확장을 하더라.
그러다 잘 안되기 시작했다. 그 느낌이라는게 있더라. 회사 분위기부터 사람이 빠지고 회사가 흔들리는게 매출로 체감 되더라. 그러다 결국 망가졌다. 나는 그게 싫지만은 않았다. 대표한텐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재밌었다. 망하는 것도 보고 콘텐츠를 죽어라 하는데 안 되는 것도 보고, 한순간 잘나가던 사람이 무너지는 것도 봤다. 반대로 다시 살아나는 것도 봤다.
그래서 나는 좋은 경험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없다. 성공도 해보고 싶고 실패도 해보고 싶다. 잘되는 회사도 다녀보고 망하는 회사도 다녀보고 싶다. 사업도 해보고 망해도 보고 싶다. 콘텐츠도 터뜨려보고 개같이 안 되는 것도 겪어보고 싶다. 최대한 많이 경험해보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내가 지금 겪는 게 시간 낭비일 수도 있고 경력에 도움이 안 되는 일일 수도 있고, 인생을 통틀어 봤을때 당장 도망쳐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근데 적어도 나한테는 그냥 하나의 경험이다. 지금은 좆같아 보이는 경험도 나중에 돌아보면 꽤 재밌는 경험일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웬만하면 다 해볼 생각이다. 좋은 경험만 골라서 살기엔 아직 철이 안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