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좀 욕 먹을 수도 있는데 5년간 컨텐츠 공장의 개미로 일하며 가장 많이 한 짓거리는 복제였다.

1. 네이버 블로그 아무것도 모르는 까만 개미가 할 수 있는건 다른 글을 보고 따라하는게 전부였다. 그것도 항상 1등글을 보며 야금야금 성장한다. 그냥 많이 보고 따라서 써보라잖아. 복제하다보면 잘 쓸 수 있겠지. 이게 마케팅이 맞겠지. SNS는 이렇게 하는거겠지. 내 글도 누군가가 따라하는 순간이 오겠지 싶은 희망을 품기도 했다. 존나게 큰 착각이었다. 따라하기만 해서는 절대 빨간 개미가 될 수 없거든. 이땐 이걸 몰랐다. 그저 따라만 해서는 진화할 수 없다는걸.

2. 유튜브 유튜브라고 뭐가 다를까 싶었다. 영상이라곤 해본적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건 따라하는게 전부였다. 플랫폼이 글쓰기에서 영상으로 변했을 뿐 방식은 동일했다. 솔직히 이게 맞는건가 싶었다. 엄마인 척 카페 바이럴 하던때 그토록 자괴감 느껴놓고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이게 무슨 차이인가 싶었다. 0명에서 1천명, 5천명, 1만명 구독자가 늘어나고 말고 매출이 찍히고 말고와는 별개의 문제였다. 개미는 여전히 개미였다.

3. 인스타그램 포맷만 다를뿐 숏폼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숏폼은 더했다. 성장시키기 너무 쉬워졌다. 예전도 쉬웠고 지금도 그렇다. 수많은 컨텐츠 공장 속 개미들은 국내외 구분없이 베끼며 무한정 찍어낼 것이고, 팔로워와 조회수는 찍어내듯이 만들어 낸다. 그리고 대체되며 사라지길 반복한다. 역시나 살아남기 위해선 빨간 개미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필요했던건 나에 대한 통찰이었다. '난 어떤 사람인가' 이때 깨달았다. 내게 슈퍼스타의 자질은 없다는걸.

4. 스레드 3일전 첫글에서도 슬쩍 흘리긴 했다만 팔로워 높이는 일은 쉬운 일이라고 적었다. 이건 까만 개미로써 수많은 복제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치다 보면 좋든 싫든 터득하게 된다. 하지만 복제만 해서는 사람을 얻기가 어렵다. 블로그도 유튜브도 인스타도 스레드도 수년간 해왔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내게 필요한건 실제 '사람'이지 화면에 찍히는 숫자 따위가 아니더라. 이때부터 해야 되는 일은 단순해졌다.

5. 놀아야 된다 SNS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다. 온갖 관계가 얽혀 부대끼는 온라인 화개장터. AI 아니고 진짜 사람들이 교류하는 곳이라, 여기서 얻어야 할 것도 진짜 관계다. 내가 어떤 글을 써야 진짜 사람이 댓글을 달까. 어떤 걸 해야 진짜 사람이 신나서 공유할까. 두루뭉술하게 느낄 수도 있으며, 뻔한 이야기라 치부할 수 있겠지만 단언한다. 이 생각을 미친듯이 하고, 해보고, 깨져봐야 빨간 개미에 가까워진다.

6. 이런 것들은 베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즉 평생 베끼기만 하며 살아온 이들에겐 어려운 일일거다. 걍 똑같이 하면 돈 되잖아. 조회수 찍히잖아. 구독자 늘잖아. 다시 까만 개미로 돌아가려고 할테다. 이맘때 블로그 글쓰기부터 다시 했었다. 노출에 대한 강박을 놓고 온전히 내 사람이 될 사람들을 위한 글을 썼다. 그리고 내 바운더리에 들어왔을때 네트워킹 하기 시작했다.

내가 찾아낸 공식은 루프다. 컨텐츠 -> DB화 -> 네트워킹의 무한 루프. 이걸 계속 돌리면 0원으로 사람들과 재밌게 놀 수 있다. 나도 아직 까만 개미다. 빨간 개미 되려고 오늘도 발버둥 칠 뿐. 이 과정을 공유하고자 계정을 시작했다. 같이 변할 사람은 팔로우 하고 가자!

개미들을 위한 길라잡이 https://0wonlo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