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차 개미 최고의 생존법은 '척'이었음 멍청한 탓에 특출나지 않아 잘하는건 성실한게 전부였다. 천성이 성실한게 아니라 척이라도 해야 내 삶에 도움이 될거라는 직감이랄까. 매일 수년간 가장 빨리 출근해서 가장 늦게 퇴근하는 삶, 이를 성실함이라 자위하며 다녔다. 수많은 척들을 중첩시키다 보니 자연스레 기회라는 것들이 스멀스멀 왔던 것 같다.

그 기회들이란 것들이 어마어마한건 아님. 가령 누군가에게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 믿고 맡긴다는 이미지. 다른 프로젝트 같이 해보자는 제안. 이미지 하나 둘이 쌓이면서 내가 해볼 것들이 더 늘어나고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생겨난 것 같다. 근데 이보다 더 좋았던건 따로 있었는데.. 척 덕분에 진짜 싸가지 없는 본모습 조차 좋게 봐주더라.

정 붙이지 않고 딱히 잘 보일 생각도 없는 싹바가지. 일은 그냥 재밌는 일이니까 하는게 전부인데 그저 성실함이라는 치장 아래서 6년을 살았다. 그러니 무례한 모든 행동과 오해받기 쉬운 모습들도 이해하며 넘어간다. 내가 싸가지 없단것도 말해주기 전까진 몰랐는데, 덕분에 더 성실한 척을 하며 살게 되더라. 근데 척도 오래하다 보면 진심으로 바뀌나보다.

이젠 나도 내가 어떤 놈이었는지 헷갈린더. 처음엔 삶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성실한 척이라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그렇게 사는 사람이 되어있더라. 척으로 인해 기회가 생기고 그걸 받아서 성장하다보면 나에게 도움이 되니까 척은 어쩌면 최고의 먹이가 아닐까. 이 척 덕분에 굶어죽진 않을 기술은 얻었으니. 사회초년생 개미들은 척이라도 하자ㅏㅏㅏ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