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단단히 착각했다. 콘텐츠는 실력으로 승부하는 게임인 줄 알았다. 그래서 카피 잘 쓰는 법, 편집 잘하는 법, 마케팅을 더 공부했다. 근데 30개 넘는 계정을 운영하면서 오히려 더 중요한 걸 봤다. 실력보다 먼저, 세상을 보는 해상도가 달라야 했다.
컨텐츠에 악플이 달렸다. 누군가는 이를 단순히 악플로 치부한다. 근데 누군간 고객의 결핍을 보며, 누군가는 다음 콘텐츠 소재로 본다. 현상은 하나인데, 보는 것이 다르다. 같은 카페에 가도 누군가는 커피만 마신다. 누군가는 불륜같은 중년들의 대화를 듣는다. 누군가는 사장님과 알바생들의 동선을 관찰한다. 현상은 하나인데, 가져오는 콘텐츠는 전부 다르다.
크리에이터의 뿌리는 관찰력이라 생각한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관찰하는 사람이 결국 오래 살아남는다고 믿는다. 좋은 콘텐츠는 책상 위에서 나오지 않는다. 사람에게서 나온다. "왜 저 행동을 했을까?", "왜 이것만 유독 조회수가 높을까?" 관찰력이 오를수록 보이는 세상도 달라진다. 그래서 콘텐츠는 많이 아는 사람보다, 더 선명하게 보는 사람이 유리하다.
스레드를 좋아하는 이유도 같다. 텍스트에는 사람의 욕망들이 정말 잘 드러난다. 댓글 하나, 자주 쓰는 표현 하나, 질문에도 어떤 사람인지 대략이나마 파악 가능하다. 단문으로는 어려울지 몰라도, 그가 쌓아온 기록들을 뜯어보면 느껴진다. 이 느낌 공감하는 사람 있으려나...?
실력은 어차피 상향 평준화된다. AI가 대신 써주고, 툴이 대신 만들어주는 시대다. 하지만 사람만이 갖는 해상도, 즉 관찰하는 습관, 주관적 해석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같은 세상을 보면서도 누군가는 소비하고, 누군가는 기회를 발견한다. 그 차이가 결국 계정도 사업도 인생도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가장 비싼 능력은 잘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먼저 보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5년간 컨텐츠 공장 속 개미로 살아왔다. 수십개의 계정들을 키우고 수백 수천의 컨텐츠를 관찰한 것들을 이곳에 하나씩 기록중이다. 이 글을 통해 당신의 해상도가 한층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