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순서
글을 올렸습니다. 조회수가 안 나옵니다. 며칠 더 올려봤는데 여전히 조용합니다. 그러면 슬슬 이런 생각이 듭니다. 주제를 잘못 골랐나? 이 플랫폼은 나랑 안 맞나? 다른 사람들은 잘만 하던데.
저도 마케팅을 배울 때 여기저기 손을 댔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까지. 책도 보고 강의도 들었는데 막상 해보면 안 됐습니다. 뭘 더 배워야 할 것 같아서 또 찾아봤고요. 그러는 동안 정작 제가 만든 글과 광고를 다시 보는 시간은 적었습니다.
같은 글을 스무 번, 서른 번 고쳐 쓰기도 했습니다. 같은 주제로 콘셉트를 바꿔 여러 편을 써보기도 했고요. 이건 2024년에 글쓰기 과정을 정리하면서도 적었던 이야기입니다. 쓰고 내보내고 반응을 보고 다시 고쳤습니다. 제가 설명할 수 있는 개선 과정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많이 고치기만 하면 될까요? 오늘 제목을 바꾸고 내일 상품을 바꾸고 모레 계정을 새로 만들면 열심히는 한 것 같습니다. 다만 무엇 때문에 결과가 달라졌는지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걸 어떻게 확인할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매출이 없다는 말만으로는 고칠 곳을 알 수 없습니다.
매출이 없다는 건 결과입니다. 그 앞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글을 본 사람이 없었는지, 읽기는 했는데 링크를 누르지 않았는지, 상품을 보고도 사지 않았는지. 전부 구매가 없다는 결과로 끝날 수 있지만 살펴볼 곳은 다릅니다.
먼저 고객이 움직일 길을 한 줄로 적어보세요.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콘텐츠를 봄 → 프로필에 들어옴 → 링크를 누름 → 무료 자료를 신청함 → 상품 안내를 봄 → 구매함.
모든 사업이 이 순서일 필요는 없습니다. 블로그 글에서 바로 상품으로 가도 되고 상담을 신청한 뒤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당신이 만들어 놓은 길을 적으면 됩니다. 무료 자료도 없는데 남들이 한다고 그 단계를 억지로 넣지는 마세요.
여기에 내가 확인할 수 있는 숫자를 붙입니다. 몇 편을 올렸는지, 몇 명이 봤는지, 링크를 몇 번 눌렀는지, 신청과 구매는 몇 건인지. 기록할 수 없는 항목은 모른다고 남기세요. 조회수만 확인했는데 “사람들이 상세페이지에서 다 나갔네”라고 결론 내리면 안 됩니다. 상세페이지까지 갔는지부터 모르잖아요.
조회수가 늘었으면 그다음 행동도 같이 보세요.
조회수는 눈에 잘 들어옵니다. 숫자가 커지면 기분도 좋고요. 그런데 판매하려고 만든 콘텐츠라면 그 사람들이 내가 안내한 곳으로 움직였는지도 봐야 합니다. 재미있게 보고 끝난 건지, 상품에 관심이 생긴 건지 아직 모르니까요.
계산만 해보겠습니다. 같은 기간에 어떤 링크가 100번 클릭됐고 그 경로에서 자료 신청이 10건 확인됐다면, 클릭 수 대비 신청 건수는 10%입니다. 10을 100으로 나눈 겁니다. 이 숫자는 설명용 예시입니다. 10%가 좋은 성과라는 뜻도 아니고 당신이 맞춰야 할 기준도 아닙니다.
조회수 대비 신청을 볼 때와 링크 클릭 대비 신청을 볼 때는 나누는 숫자가 다릅니다. 지난주에는 조회수로 나누고 이번 주에는 클릭 수로 나눈 다음 전환율이 올랐다고 하면 비교가 안 됩니다. 표에는 무엇을 무엇으로 나눴는지 같이 적어두세요.
반복 클릭이 섞일 수도 있으니 클릭 100번을 곧바로 서로 다른 고객 100명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도 필요합니다. 측정 도구에 표시된 이름 그대로 기록하는 편이 낫습니다. 보지 못한 숫자를 임의로 채우면 다음 판단도 그 숫자를 따라 틀어집니다.
분모를 모르거나 아직 0이라 비율을 계산할 수 없다면 N/A로 두고 건수만 적으세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과 확인했는데 반응이 없었다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고객이 신청하는 화면을 직접 열어보세요.
링크 클릭은 있는데 신청이 없다면 신청 화면을 열어봅니다. 휴대폰에서도 들어가 보고 버튼도 눌러보고 신청이 끝나면 약속한 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글을 더 세게 쓰기 전에 실제로 지나갈 수 있는 길인지부터 보는 겁니다.
사용에는 문제가 없는데 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앞에서 한 약속과 다음 화면의 설명을 나란히 놓고 읽어보세요. “처음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무료 자료”라고 들어오게 해놓고 어려운 용어와 긴 자기소개부터 보여주지는 않았는지. 무엇을 받는지 알려주기도 전에 연락처부터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대로 링크를 누르지 않는다면 콘텐츠 마지막을 봅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적혀 있나요? 그곳에 가면 무엇을 얻는지 알 수 있나요? 글을 다 읽고도 다음에 할 일을 모르겠다면 그 안내부터 고칠 만합니다.
이걸 봤다고 원인이 확정되는 건 아닙니다. “이 설명이 부족해서 신청을 망설였을 수 있겠다”는 가설이 생긴 겁니다. 실제 고객의 질문이나 댓글이 있다면 같이 읽어보세요. 제가 하고 싶은 말보다 상대가 무엇을 묻는지에 다음 수정의 단서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무엇을 바꿨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칠 곳이 보이면 전부 뜯어고치고 싶어집니다. 제목도 별로인 것 같습니다. 사진도 바꾸고 싶고 가격까지 고민됩니다. 급한 오류는 고쳐야겠지만 반응을 확인하는 작업에서는 한 번에 비교할 항목을 좁혀보세요.
예를 들어 자료 신청 버튼까지는 오는데 무엇을 받는지 묻는 사람이 있었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자료의 목차나 일부 내용을 보여주는 설명을 추가합니다. 그때 제목, 유입 채널, 신청 방식까지 한꺼번에 바꾸면 어느 수정이 영향을 줬는지 따로 보기 어렵습니다.
작업 전에 짧게 적어두세요. “자료 내용을 알 수 없어서 신청을 망설일 것 같다. 버튼 위에 목차와 예시를 넣는다. 이후 같은 경로의 클릭 수와 신청 건수를 확인한다.” 이 정도면 됩니다. 보고서부터 길게 쓸 필요는 없습니다.
비교할 때는 날짜도 같이 남기세요. 예를 들어 이번에는 광고에서 사람이 들어왔고 지난번에는 기존 구독자에게 안내했다면 읽은 사람부터 다릅니다. 그런 차이를 지워놓고 문장 하나 덕분이라고 단정하지 마세요. 비교 조건이 달랐다는 기록만 있어도 나중에 다시 볼 때 덜 헷갈립니다.
기록은 여기서 한 줄이면 됩니다. 날짜, 유입 경로, 바꾼 한 가지, 확인한 건수와 분모, 다음에 볼 날짜를 적습니다. 확인하지 못했거나 계산할 수 없는 값은 N/A로 둡니다.
잘된 글에서는 다음에도 쓸 수 있는 부분을 찾습니다.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를 찾으면 그 주제로 한 편 더 만들어보세요. 다만 겉모양만 복사하기 전에 무엇에 반응했는지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목에 관심을 보였는지, 특정 사례에 질문이 붙었는지, 설명 중 어려운 부분을 더 알려달라고 했는지.
가령 초보자가 처음 올릴 영상 주제를 고르는 글에 질문이 모였다면, 다음 글에서는 그 질문 하나를 골라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첫 글에 있던 문장을 전부 반복할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사람이 다음에 궁금해할 내용을 이어가는 겁니다.
반응이 없었던 글도 다시 봅니다. 제목에서 약속한 답이 본문에 있는지, 예시가 읽는 사람의 상황과 맞는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하지는 않았는지. 마음에 드는 표현을 지키려고 고칠 곳을 못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판매할 목적으로 쓴 글이라면 그 목적에 맞게 다시 읽어봐야 합니다.
예전에 실패한 광고 카피를 다음 날 다시 보면서 “왜 이걸 이렇게 썼지?”, “왜 반응이 없었지?”를 묻기 시작했습니다. 고객이 어느 지점에서 이탈했을지도 다시 봤습니다. 다른 자료를 하나 더 찾기 전에 이미 내보낸 글부터 읽어보세요.
수정한 내용은 다시 내보내야 끝납니다.
숏폼을 가르칠 때도 고민하는 시간보다 실행하는 시간을 늘리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고른 주제가 맞는지는 만들어보고 반응을 들어야 알 수 있습니다. 머릿속에서 고치고 있는 영상에는 아직 아무도 반응할 수 없으니까요.
이번에 받은 질문 하나를 다음 콘텐츠에 넣어보세요. 설명이 어렵다는 반응이 있었다면 예시를 하나 더 넣습니다. 신청하는 곳을 찾지 못했다면 안내를 고칩니다. 바꾼 결과물을 다시 내보내는 데까지 해야 한 번의 수정이 끝납니다.
최근에 올린 글이나 영상 하나를 열어보세요. 실제로 확인한 반응을 보고 고칠 곳 하나를 정합니다. 제목일 수도 있고 설명 순서일 수도 있고 다음 화면으로 가는 안내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그 부분을 고쳐 다시 내보내세요.